우울증 급증, 37만명이 상담 받았다
코로나 등으로 대인접촉 줄어… 가슴 답답·무력감 호소 늘어
6개월 '코로나 우울증' 상담 37만건
코로나 사태가 반년 넘게 이어지면서 우울감이나 우울증 증세를 호소하는 '코로나 우울증'이 급증하고 있다. 9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이달 3일까지 국가트라우마센터, 정신건강복지센터 등에서 이뤄진 코로나 관련 우울증 상담 건수는 총 37만4221건이다. 작년 한 해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이뤄진 35만3388건의 우울증 상담 건수를 이미 넘어섰다.
의료계에선 "민간 병원에도 코로나로 우울증 환자가 부쩍 늘었다"고 말한다. 노정균 신경정신과 전문의는 "코로나 우울증 환자는 우울증, 증상이 심하면 재발성 우울장애·주요 우울장애 진단을 받는다"면서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환자가 약 20~30% 늘었다"고 말했다. 환자 대부분이 '가슴이 답답하다'는 증상을 가장 많이 호소한다. 노 전문의는 "특히 고령층에서 '이유 없이 가슴이 답답하다'며 병원에 왔다가 뒤늦게 코로나 우울증이라는 걸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고령층이 코로나 고위험군이라 활동에 제약이 더 크다 보니 더 취약하다"고 말했다.
"코로나 심리 방역도 강화해야"
9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코로나 장기화로 인한 사회적 고립, 외출 자제 등으로 불안감과 우울이 증가하고 이로 인한 자살 증가 우려도 확산하고 있다"며 국가트라우마센터 소셜미디어와 정신 건강 자가 진단 앱 등을 통해 전 국민 심리 자가 진단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코로나가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속속 발표되고 있다. 이탈리아에선 코로나에 걸렸다가 회복된 402명을 한 달간 추적한 결과 28%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는 것으로 파악됐다. 31%는 우울 증세를 보였고, 불안감을 호소한 경우도 42%나 됐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우울증을 막으려면 한적한 곳에서 운동을 늘리고 주변 사람들과 전화 통화 등으로 대화를 나누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2주 이상 심한 무기력감이나 좌절감·우울감이 지속하거나 신경성으로 가슴이 답답하거나 두통·소화불량·불면증 등이 계속되면 상담을 받거나 병원을 찾아야 한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우울증 증세가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신건강복지센터 관계자는 "상담 내용은 비공개·보안 상태로 관리된다"며 "개인 정보나 상담 내역이 기록으로 남아 불이익을 받을 일은 없다"고 했다.
출처 : 조선일보(http://www.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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